77번 국도 겨울여행 [2] - 영광/무안
[ 영광 굴비백반 ]
영광에 도착했어요.
영광하면 굴비. 꼭 먹어줘야지!! ㅎㅎ
법성항에 있는 식당에 들러 굴비백반을 주문했죠. 1인분 만원.
여행 나선지 1주일만에 처음 먹어보는 진짜 밥이로군요.
밥상을 받는순간 우와~ 굴비매운탕하고 굴비구이 두마리 외에도 반찬이 무려 열다섯가지!!
매운탕 국물이 끝내줘서 매운탕만 있어도 밥한공기 다 먹겠어요.
굴비는 물론이고 다른 반찬들도 하나같이 맛있고 깔끔해서 밥을 두공기나 먹었네요.
이거 한끼로 오늘 하루는 거뜬~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 불교 최초도래지 영광 법성포 ]
법성항 근처에는 우리나라 불교의 최초 도래지가 있습니다.
너무나 조용하고 아늑하며 마음이 저절로 차분해지는 이곳은 역시 불교 도래지 답군요.
[ 만불상 - 불교 최초 도래지 ]
그대 방황하는 나그네가 되지 말라.
홀로 있음을 두려워 말고 혼자서 가라.
홀로 수행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고요함을 사랑하면
괴로움 가득한 속세에서도
큰 기쁨을 구할 수 있음이니…
- 2009. 11. 24 불교 도래지에서 들은 말씀
[ 길 위의 풍경 - 백수 해안도로 ]
'한국의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백수 해안도로 위에서 마주친 풍경입니다.
[ 시골길 ]
누군가는 새로운 것을 찾으려,
누군가는 좋은 구경을 하기위해,
누군가는 외로움을 쫓아서,
누군가는 즐기기 위해,
또 누군가는 깨닳음을 얻고자
그렇게 길을 나서지만
끝이 없을것만 같은 길 위에서 저만치 바라보면
그 위에 또다른 길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길이 나를 이끌고
또는 내가 길을 만들며
발길 닿는곳이 곧 내가 가는 길이고
오늘 머무는 곳이 곧 나만의 천국인
그 길은 바로 내 마음의 길
- - 2009. 11. 25 길 위에서
[ 시골국도 ]
겨울철 시골국도는 사람도 없고 지나다니는 차도 거의 없군요.
천천히 달리던 빨리 달리던,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놓고 한참을 경치 감상을 하던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신경쓰일 일도 없어요.
넘어가는 해가 없다면 마치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겨울철 시골국도는 그래서 좋아요.
[ 일몰 – 전남 무안군 톱머리 ]
무안군에서 설치한 정자 위에다 텐트를 쳤어요.
이렇게 고마운 시설이…
정자가 바다쪽으로 돌출되 있어 만조땐 정자가 물 위에 떠 있어요!
한밤중에 바다위에서 찰랑거리는 파도소리를 안주삼아 마시는 한잔의 소주는
아무리 값비싼 명품 와인으로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맛 입니다.
무안군에 감사하며 이곳에서 이틀을 머물렀죠.
[ 일몰 – 전남 무안군 톱머리 ]
다니다 편한자리를 만나면 쉽게 떠나지지가 않네요.
다음날 잠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고
이보다 더 좋은곳이 있으랴 의구심도 들고
그저 몸이 편하니 푹 쉬고싶은 유혹에
쉽사리 짐을 꾸릴 생각이 들질 않는거죠.
모든 것을 버리고 비울 요량으로
마음의 고요함을 찾아 떠나온 길이거늘
쯪쯪… 고작 잠자리 하나에도 쉬이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저는 어쩔수 없는 중생인가 봅니다.
- - 11/25 톱머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