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무친

가을 동해여행 [4] - 연곡

천도무친 2012. 2. 22. 08:02


[ 일출 - 연곡해변 ]

철조망 위로 아침해가 떠오릅니다.





세상 모든 감사의 마음을 품고 오늘도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은
차가운 쇠울타리 마저도 따스하게 비춰주는군요.





아무도 없던 아침 해변에 어디선가 비구니 스님 대여섯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근처 사찰에서 해맞이를 나오셨나봅니다.
오랜만의 외출인지, 아직 앳되 보이는 스님들의 표정은
매우 설레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그중 가장 앳되고 아리따운 스님 한분이 넋놓고 일출을 감상하던 제게
따뜻한 차를 한잔 가져다 주십니다.
거리낌없이 나누는 마음이 너무 예쁘고 고맙습니다.

"쌀쌀한데 차 한 잔 드세요"
"예, 감사합니다"

주고받은 말은 고작 한마디 뿐임에도
서로에게 보내는 거짓없고 환한 미소를 통해 참 많은 대화를 이미 나눈 느낌입니다.
말 없이도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을 또다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스님들께서 주신 차는 제 두손에서 오랫동안 따뜻했습니다.
그렇게 아침해는 환하게 떠올랐습니다.
바다 위에도, 제 마음 속에도...
참 맑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 일출 - 연곡해변 ]




[ 해맞이 하는 토토 - 연곡해변 ]




[ 어부 - 연곡해변 ]

연곡해변 끝자락 연곡천과 만나는 여울에서 아침 일찍부터 그물질을 하십니다.




[ 연곡천 - 연곡해변 ]




[ 모닥불 - 연곡해변 ]

바닷가 여기저기 널브러져있던 마른 나뭇가지들은 활활 잘도 탑니다.
죽은 나무들 조차도 아낌없이 제몸을 태워 온기를 선사하는데,
하물며 인간이야...




[ 보름달 - 연곡해변 ]

어김없이 밤이 찾아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 작은 술잔으로 달빛이 스며듭니다.